오큘러스 퀘스트2를 체험하고 메타버스 책을 읽기 잘했다. 경험 덕분인지 책의 소개된 기술과 산업들이 피부에 더 잘 와닿았다. 오큘러스 퀘스트2로 게임을 하면서 VR 게임의 현실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맨 처음에 묵직한 VR 기기를 머리에 올렸을 때, 이게 뭐 그렇게 대수일까? 싶었지만.. 튜토리얼을 실행하면서 눈 앞에 펼쳐진 세상에 빠져버렸다. 정말 새로운 세계에 내가 놓여있는 듯한 생생한 생동감이었다. 아직은 두려움보단 새로운 세계에 대해 흥미로움으로 이 책을 펼쳤다.
메타버스는 초월(meta)과 현실(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과 현실이 융합되면 만들어지는 초현실 세계를 의미한다. 더 쉽게는 스마트폰, 컴퓨터, 인터넷 등 디지털 미디어에 담긴 새로운 세상, 디지털화된 지구가 메타버스이다. 저자는 '디지털 테라포밍'을 통해 인간이 손이 닿지 않았던 공간인 디지털 공간에 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간다고 설명한다. 새로운 세상에서 우리는 말하기 방식도 다시 배워야 한다. 소통의 방법, 도구 심지어 시간(실시간으로 할지, 비실시간으로 할지)까지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메타버스 세계의 경계에서 살아가고 있다. 저자는 메타버스의 개념과 각 영역을 기업의 사례와 현존하는 기술을 통해 설명한다. 경험해본 서비스들과 게임들이 사례로 제시되어 있어서, 개념들을 익히는데 어렵진 않았다. 다만 너무나 다양한 영역들이 메타버스의 개념 안에 포함되어 신기했다. 저자는 각 개념에서 무엇이 더해지고 빼졌는지를 수식으로 표현하는데, 그 표현법이 매우 직관적이다.
현실 세계+판타지+편의 = 증강현실 세계 (대표: 포켓몬고 게임)
현실의 나 - 보여주고 싶지 않은 나 + 이상적인 나 = 라이프로깅세계 (대표: 인스타그램,페이스북,유튜브,카카오스토리 등)
현실 세계 + 효율성 + 확장성 = 거울세계 (대표: 배달의 민족, 네이버맵,구글어스, 줌, 미네르바스쿨)
신세계 + 소통 +놀이 = 가상 세계(대표:로블록스, 포트나이트, 제페토)
4가지 개념의 메타버스 세계 끝에 저자는 우리나라 대표 기업들이 메타버스 세계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홍보, 마케팅, 충성 고객 유치, 기업의 가치 확산 등. 앞으로 기업의 미래 존속 여부는 메타버스 세계를 활용하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으로 나뉠 것 같다.
메타버스는 회색빛의 세계다. 플레이어들이 활동하고 있지만 해결해야 할 윤리,법, 경제, 심리적인 문제들이 있다. 결국은 인간이 또 다른 형태로 새로운 세계에서 활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인문학적'으로 새로운 세상을 이해하고, 공동의 규칙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과도기 단계에서 내 주관이 없다면 쉽게 파고에 휩쓸리면서 '기준'에 대한 판단이 사라지고 무리에 편입되어 생각 없이 생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덮고 든 생각은 새로운 세계가 도래하면, 다시 과거의 역사가 다른 공간에서 펼쳐지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화롭게 공존하고 싶은 이들이 있는 반면 꼭 그 평화를 주도하고 권력을 가져야 하는 사람들이 존재할테다. 현실세계의 기득권자들이 메타버스 세상도 그들의 막강한 자본력과 정치력으로 장악할 수 있을 지. 아니면 평범한 사람들이 메타버스 세계를 주도할 수 있을 지. 그것도 아니면 사실 메타버스 세계를 구축하는 막강한 대기업들이 세상을 주무를 지...
저자가 소개하는 메타버스의 미래를 그린 소설과 영화를 접하면서, 미래를 예측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부터 우리는 신체는 아날로그 세상에 있지만, 생활이 디지털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메타버스’를 단순한 놀이, 콘텐츠 소비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경제 활동이 이뤄질 삶의 터전으로 받아들이고 신세계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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